제목
꿈은 없고요, 그냥 성공하고 싶습니다.
저자/출판사
홍민지 / 다산북스
줄거리 및 요약
저자는 최근 연반인(연예인+일반인)으로 유명한 재재와 함께 ‘문명특급’이라는 컨텐츠를 이끌어가는 PD이다. 아이돌을 전혀 모르는 나도 알 정도로 요즘 ‘재재’의 인기는 대단하다. 어떤 점이 이토록 사람들을 매료시켰을까 궁금해서 인터뷰하는 영상들을 본 적이 있다. 기본적으로 인터뷰이에 대한 사전 조사가 꼼꼼하게 돼있었고, 상대방이 감동을 느낄 만큼 세심하게 배려하는 모습들을 엿볼 수 있었다. 영상 내내 불편함 포인트없이 재미와 감동으로 알차게 채워진 느낌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엔 그렇게 느낀 게 전부였는데, 책을 통해 역시 훌륭한 결과물 뒤에는 여러 사람의 피와 땀이 녹아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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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는 다양한 갈등 문제를 겪고 있다. 정치적 갈등, 젠더 간의 갈등, 무주택자와 유주택자간의 갈등, 육식과 비건간의 갈등 그리고 세대간 갈등. 우리는 어느새 이리 저리 찢어져 치열하게 싸우는 형국이 되어버렸는데 그 시작이 언제부터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질 않는다.
요새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이나 댓글들을 보면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가 날을 세우고 논쟁을 벌이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MZ세대와 틀딱의 특징이라며 서로를 비난하고 헐뜯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러 세대가 함께 생활해야 하는 공동의 공간에서는 심심치 않게 불편한 상황들이 연출된다.
사실 세대간 갈등은 늘 있어왔다. 군복무를 할 때부터 회사생활 12년차가 된 지금까지 항상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를 입에 달고 살았다.
“요즘 애들은~ 나때는 말이야~”, “요즘 군대가 군대냐?”. “회사 진짜 편해졌다”
지금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본인이 신입사원이던 시절에 그 당시 고인물들로부터 똑같은 잔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세상은 계속 변해가는데 기존에 가지고 있던 기준을 고수 하려다 보니 많은 부분에서 충돌이 일어나는데, 특히 서로에 대한 이해의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 대표적인 예로 ‘조직에 대한 충성심’에 대한 견해인데, 이 지점이 바로 세대간에 가장 큰 이견을 보이는 대척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못하는 일은 그냥 안 하면서 살 것이다. 나 말고 잘하는 사람이 세상천지에 널렸는데 나까지 뭐 하러 잘하려고 아득바득 애쓰며 살아야 하나 싶다. 대신에 내가 잘 못하는 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구하고, 누군가 나에게 도와달라고 하면 기꺼이 도와주면서 상호보완적인 인간관계를 만들고 싶다.
책 내용 중 일부인데 모든 MZ세대가 그렇다고 할 순 없지만 전체적인 느낌을 가장 잘 나타낸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후배들을 보며 느낀 점은 득실을 정확히 따질 줄 알고 선택과 집중에 굉장히 능하다는 것이다. 어린 나이부터 재테크를 공부하고, 입사했다고 현실에 안주하기 보단 내적외적으로 자신을 발전시키 위해 노력한다. 열심히 사는 친구들은 본인이 하는 만큼 당당하고 자존감도 높다.
결정적으로 이들은 자신의 행복이 얼마나 중요한지 너무 잘 알기 때문에 희생이라는 단어에 굉장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사실 희생을 좋아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마는 점잖 빼느라 혹은 눈치 보느라 말못하고 시키는 대로 따랐던 기성세대와 달리 이제 ‘YES맨’의 다른 이름은 ‘호구’가 되었다. ‘이해타산적’이라는 것은 본인의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영리하고 실용적인 것이고, 보는 사람에 따라 이기적인 개인주의라고 판단할 수 있다.
‘하면 된다!’에서 ‘되면 한다!’로의 변화를 공감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이것은 과거와 달라진 사회 분위기와 환경에 맞게 진화된 형태이지 옳고 그름의 잣대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회사에 무조건 적인 충성을 해왔던 윗세대로써는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본인들 이해시키자고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아니다. 성인인 만큼 하는 대로 평가받고 그에 따른 책임만 본인들이 지면 된다. 대신 살아줄 것도 아니고 책임져줄 것도 아니면 쓸데없는 훈계는 아끼는게 좋을 듯 하다.
이 책을 보고도 누가 감히 MZ세대를 함부로 재단할 수 있을까? 저자는 ‘좋은 리더’에 대한 정의를 재정립하고, 팀원들에게 더 나은 리더가 되고자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지금 리더의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 중 과연 저자만큼 그 자리의 무게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MZ세대라는 이름으로 모든 젊은 세대를 싸잡아서 한 통속으로 묶지 않았으면 한다. YOLO족도 있고 FIRE족도 있고 그 중간 어디 쯤인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요는 어떻게 이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함께 화합하며 살아갈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디까지 열심히 일해야 하는가. 전부를 걸고 싶기도 하고 너무 열심히 하면 안 될 것 같기도 하다. 그 선을 찾는게 참 어렵다. 10년 전엔 아프니깐 청춘인거라고 열정을 다 바치라 했고, 지금은 청춘에게 아프지 말라며 모두 내려놓으라고 한다.
언제부턴가 베스트셀러 코너에 가면 표지에 사람들이 다들 누워있다는 우스갯소리를 들은 적 있다. 여러 에세이가 열심히 살지 말고, 그냥 내려놓고 나를 사랑하고 말하는 요즘이다. 이것도 트렌드 주기가 있는 듯 하다. 위에 나온 내용에 나 역시 너무 큰 공감을 했다. 왜냐하면 늘 나에게 던지는 질문이지만 오늘도 그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적당한 그 선을 찾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야근을 강요하면 쓰레기가 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그러다 보니 부장님들이 뒤에서 사원들 뒷담화를 그렇게 나누신다. 본인 이미지 손해보는 것도 모르고 눈치없이 저런다고. 영리하지 못하단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영리하지 못한 게 누군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사실 요즘 들어 점점 말수가 적어진다. 무례한 사람에게 이렇게 대해라. 회사의 꼰대 상사에게 이렇게 복수해라. 이런 글을 볼 때 통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처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무례하게 행동했거나 후배들 기준에서는 이미 틀딱의 대열로 분류 작업이 마쳐진 상태는 아닌지 신경을 쓰게 되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결국엔 가장 편한 방법으로 ‘침묵’을 선택하는 일이 점점 늘어난다.
가끔은 왜 어렸을 때 집에 아버지들은 모두 그렇게 말수가 적으셨을까, 혹시 이런 이유 때문이었을까? 대부분의 갈등과 상처가 입에서 시작된다는 그 진리를 깨달으셨기 때문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꿈은 없고요. 그냥 놀고 싶습니다.”라는 무한 도전의 유명한 짤을 오마주한 것일까? MZ세대의 선봉에 서있는 저자의 센스가 돋보이는 제목이다.
처음 책을 짚어 들었을 때 ‘아니 무슨 표지가 이렇게 정신이 없지?’, ‘책 제목도 삐뚤 삐뚤 행과 열이 하나도 안맞다니’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리곤 옹골차게 팔짱을 끼곤 백종원처럼 “히야, 이 사람 재밌네~”했더랬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니 ‘표지마저 밍키 PD의 아이덴티티와 메세지를 담아놓았구나’하고 생각이 바뀌었다. 밍키 PD가 자주 언급하는 고인물 같은 생각을 또 해버린 나를 지적하듯 깨진 돌판 모양의 디자인과 우후 죽순으로 늘어놓은 글자들인데, 순서야 어떻든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잘 와 닿았으니 그걸로 표지의 역할을 충분히 해낸 셈이고 그 이상의 중언부언은 필요 없는 듯 하다.
기억에 남는 책 속 문장들
무조건 새롭기만 한 게 창의적인 것이라 믿었는데, 아니었다. 새로움과 익숙함 사이에서 저울질하며 가장 좋은 균형을 찾아내는 것이 제일 창의적인 기획이다.
메이저 근처에서 기웃거리며 우리의 가치를 알아주길 바라고 있을 시간에 우리는 우리만의 리그를 만들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서 억울하다면 분노해야 한다. 그 에너지가 있으면 관두고 싶다가도 조금 더 버텨내게 된다. 그럼 언젠가 내가 만든 담장 밖에서 들어오고 싶다고 두드리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다.
사회에 나와 일하면서 느낀 건, 시작은 생각보다 호락호락하다는 거다. 처음은 무조건 근사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훨씬 넓어진다. 대학생 때까지는 좋은 운동화를 신어야만 경주에 참여할 자격이 주어진다고 생각했다. 맨발로 가면 입장권도 안 주는 줄 알았다.(중략) 그런데 입장권을 안 주면 한 켠에서 나만의 트랙을 만들어서 뛰면 된다.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면 옆은 보지 말고 앞만 보고 뛰면 그만이다. 이걸 알고 나니 하찮은 시작을 맞이한 나를 응원하게 됐다.
정말 웃기는 건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꼭 조언을 한다는 거다. 자신도 무서워서 안 가본 길인데 세상 모든 길을 다 걸어본 것처럼 말한다. 세상에는 정답이 하나만 있는게 절대 아닌데도 말이다.
읽고 나서
나중에 자식을 낳는다면 그 친구는 어떤 세대로 불리울까? 내가 그 친구랑 잘 지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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