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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Why Fish Don’t Exist)

by 버닝 아이스 🔥 2022.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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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Why Fish Don’t Exist

 

저자/출판사

룰루 밀러 / 곰출판

 


 

줄거리 및 요약

직관과 무조건적인 믿음을 지적하고 막연하게 생각해왔던 틀을 완전히 뒤엎어버린다.

 

제목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Why fish don’t exist?라는 영어 제목을 왜 의문문이 아닌 평서문으로 해석해 놓은 거지? 특별한 이유가 있나?’하고 Why don’t fish exist가 아닌 Why fish don’t exist인지?’였다. 다 읽었지만 딱히 특별한 이유를 찾아내지는 못했다. 이런 별 시답잖은 궁금증 때문에 책의 제목이 뇌리에 박혀버렸고, 그제서야 이 곳 저 곳에서 책 표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뉠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렇게나 인기가 많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다윈의 <종의 기원>과 그가 선지자로 여기는 루이 아가시의 이론을 접목시켜 변형된 자신만의 이론을 추구하게 된다. 지독하리만치 고집스러운 신념과 철학으로 동물들과 식물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계보를 이루고 있는지 끊임없이 연구했으며, 특히 물고기를 통해 자연의 질서를 해석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다. 그 과정에서 가족과 동료를 잃고 천재지변으로 그 동안의 연구성과들이 수포로 돌아가게 된 상황을 겪기도 하는데 그는 조금의 망설임이나 고민도 없이 꿋꿋이 걸음을 이어간다. 종의 체계와 모식도 안에 분명 어떠한 진리가 숨어있을 것이며, 그것은 우리 인간에게 어떠한 메세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의 신념은 평범함을 훨씬 넘어 병적인 집착 수준에 가까웠다.

 

데이비드는 물고기의 해부학적 구조를 상세히 들여다보는 것이 우리들의 창조에 대한 진짜 비밀을 탐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을 통해 모든 종들의 진화를 설명해낼 수 있는 실마리를 찾고자 했던 것이다.

 

이러한 믿음의 씨앗은 루이 아가시를 만나면서 싹을 틔웠으며, 혼을 갈아 넣어가며 이어진 연구활동은 우생학이라는 가지로 뻗어나가게 되었고 마침내 불임화라는 금단의 열매를 맺게 되는 지경에 이른다. 그는 열성인 유전자를 가진 이들에 대해 더 이상의 종족 번식을 제한하는 방법인불임화 수술의 당위성에 대해 주장했고 지금으로써는 상상조차 힘든 일들이 자행되었다. 그에 따른 결과로 수많은 피해자들이 평생 아픔을 겪으며 살아가게 되기도 했다.

 

저자인 룰루 밀러는 아버지로부터 인간의 존재가 얼마나 하찮고, 미미한지에 대해 아주 어렸을 때부터 들어왔다. (굉장히 냉담한 어조로)

 

저자는 어쩌면 그의 아버지가 말하는 그 부분을 데이비드의 행보를 통해 해석할 수 있을까 싶어 그의 발자취를 쫓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끝에서 우리 생각의 근간을 깨부숴버리는 반전에 다다르게 된다.

 

나는 마지막 반전을 보고 나서 이끌리듯 다시 책의 처음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이제서야 추천사의 내용들이 이해되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책 머리에 쓰여진 이 문구가 가장 소름 돋았다. 책을 읽기 전엔 단순히 사랑하는 가족에게 남기는 한 마디 쯤으로 생각했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본 이 글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마치 루이 아가시가 말했던 보이는 것에 담긴 보이지 않는 것의 의미를처럼 말이다.

 

아빠, 이 책은 아빠를 위한 책이에요.

 

기억에 남는 책 속 문장들

루이 아가시

"우리는 진실을 찾으러 온 거이라네. 불확실한 열쇠로 신비의 문을 하나하나 열려고 시도하지."

우리는 그분의 법칙에 따라 우너인의 옷자락을 붙잡으려 손을 뻗는다네. 그 무한한 존재, 시작된 적 없이 영원히 존재하는 그분, 이름 붙일 수 없는 유일자, 우리의 모든 빛의 빛, 그 빛의 근원, 생명의 생명,리고 힘의 힘을 맹인이 손가락으로 더듬어가듯, 우리는 이곳에서 더듬으며 찾고 있다네. 그 상형문자들이 의미하는 바를,보이는 것에 담긴 보이지 않는 것의 의미를.


데크 아래 솔잎들이 쌓인 땅을 가리키며 아버지가 말했다. "너하테는 네가 아무리 특별하게 느껴지더라도 너는 한 마리 개미와 전혀 다를게 없다는 걸. 좀 더 클 수는 있겠지만 더 주요하지는 않아." 당신 머릿속에 존재하는 위계의 지도를 들여다보느라 아버지는 여기서 잠시 말을 멈췄다. "과연 네가 토양 속에서 환기를 시킬 수 있을까? 목재를 갉아 먹어 분해의 속도를 높이는 일은?""나는 네가 그럴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그런 면에서 지구에게 넌 개미 한 마리보다 덜 중요한 존재하고도 할 수 있지."


동물은 인간이 스스로 우월하다고 가정하는 거의 모든 기준에서 인간보다 더 오수할 수 있다. 까마귀는 우리보다 기억력이 좋고, 침팬지는 우리보다 패턴 인식 능력이 뛰어나며, 개미는 부상당한 동료를 구출하고, 주혈흡충은 우리보다 일부일처제 비율이 더 높다.

 

우리는 가장 큰 뇌를 갖고 있지도 않고 기억력이 가장 좋은 것도 아니다. 우리는 가장 빠르지도, 가장 힘이 세지도, 번식력이 가장 좋지도 않다. 같은 배우자와 평생을 함께하고, 도구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다. 심지어 우리는 지구에 가장 새롭게 나타난 생물도 아니다.


그러나 간과한 한 가지가 있었다. 동질성은 사형선고와 같다는 사실이었다. 한 종에서 돌연변이와 특이한 조재들을 모두 제거하는 것은 그 종이 자연의 힘에 취약하게 노출되도록 만들어 위험을 초래한다.


자연에서 생물의 지위를 매기는 단 하나의 방법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하나의 계층구조에 매달리는 것은 더 큰 그림을, 자연의, "생명의 전체 조직의 복잡다단한 진실을 놓치는 일이다.


"별들을 포기하면 우주를 얻게 되니까"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우리 발밑의 가장 단순한 것들조차 거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우리는 전에도 틀렸고, 앞으로도 틀리리라는 것. 진보로 나아가는 진정한 길은 확실성이 아니라 회의로, "수정 가능성이 열려 있는" 회의로 닦인다는 것


 

읽고 나서

마치 산을 오르며 느꼈던 힘듦이 정상에 올라 탁 트인 경치를 보는 순간 거짓말처럼 사라지듯 이 책의 반전은 다소 어려운 앞 부분에 대한 고생을 한 방에 보상해준다. 나는 반전을 만난 순간 뇌가 활동을 멈춘 것처럼 잠시 멍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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