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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일상/독후감

[독후감] 천공의 섬 아저씨 (영화 '공공의 적' 시나리오 작가 정윤섭 저)

by 책린이 이과장!! 2022.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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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공의 섬 아저씨

 

저자/출판사

정윤섭 / 출판사 핌

 


 

줄거리 및 요약

학창시절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 중 단연코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는 <공공의 적>. 그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인 정윤섭의 그림 에세이 책이다.

 

나의 최애 작가 중 한 명인 <망원동 브라더스>, <불편한 편의점>을 쓴 김호연 님의 강력 추천작인데다가 내가 정말 좋아하는 키워드인 아재美를 다룬 책이라고 하니 얼른 읽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지나칠 정도로 사실에 입각한 디테일한 그림체와 아재스러움이 뚝뚝 떨어지는 개그 코드, 40대 남성의 애환이 담겨있는 이 책은 유쾌하게 읽기에 딱 좋았다.

 

불혹,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어지는 나이를 지나서 이젠 어디에 가든 에누리없이 아저씨호칭으로 불리는 중년 남성의 아주 평범한 일상을 솔직 담백하게 그려냈다.

 

그 속에는 지난 간 것들에 대한 약간의 미련과 여전히 포기하지 못하고 쥐고 있는 약간의 희망그럼에도 내 곁에 머물러 주는 사람들로 인한 약간의 행복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매일 투닥 투닥 감정 싸움을 벌이면서 지내지만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딸의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깨닫고 사십 대의 아빠는 그렇게 오늘도 또 한 계단 인생을 배워나간다. 사십이건 오십이건 아빠도 부모 역할이 처음이라 서투른 부분 투성이지만 바라만 보아도 행복한 걸 보니 명실상부 딸바보임이 확실하다. 저자가 묘사하는 딸의 모습과 위트 있게 풀어내는 딸과의 에피소드를 보고 있자니 나까지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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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엔 한 채의 집이 하늘 위에 섬처럼 둥둥 떠있고, 그 뒤로 파란색과 검은색 배경이 깔려있어 마치 대기권을 탈출한 작은 섬이 이제 막 지구를 벗어나 우주에 당도한 것처럼 보인다.

 

처음 책을 접했을 때 천공의 섬이라는 글자가 유독 눈길을 사로잡았고, 저자의 의도가 궁금했다. 천공의 섬은 하늘 위에 떠있는 신들이 사는 섬(나라)을 뜻하며, <걸리버 여행기>에 나온 적이 있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SF 애니메이션인 <천공의 성 라퓨타>와도 흡사했다.

 

책을 읽고 내가 추측해 본 저자의 의도는 이랬다.

 

하나의 커다란 대지에서 여러 차례의 지각변동이 일어나며 땅 덩어리 일부분이 분리되어 떨어지는 것이다. 큰 땅에서 분리되어 독립적인 섬의 형태를 이루는 게 의 모습으로 받아들여졌다. 하루하루 어른이 되어 갈수록 멀어져 가며, 마침내 일정 거리까지 떨어지고 나면 그 위치에서 자리를 잡고 본인()만의 특색을 갖추어 가는 모습이 머리 속에 그려졌다. 본체였던 아버지라는 섬은 그 모습을 그저 지켜보며 응원할 뿐이다. 단지 그 섬이 구색을 갖추며 멀어져 가는 그 모습을 놓칠세라 열심히 눈에 담으려 할 뿐이다. 한 남성이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며 하늘로 점점 떠올라 고립된 천공의 섬이 되었듯, 언젠가 그 자식도 중년이 되고 또 공중에 떠올라 외로이 하늘을 헤엄치는 또 다른 하나의 천공의 섬이 될 테다.

 

이라는 것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올해 초 읽었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이라는 책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사람은 결국 하나의 섬이 아닐까 해요. 섬처럼 혼자고, 섬처럼 외롭다고요. 혼자라서, 외로워서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도 생각해요. 혼자라서 자유로울 수도 있고, 외로워서 깊어질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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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책 속 문장들

 

요즈음 나는 화를 많이 냈다. 화를 내는 일은 사실 꽤 힘든 일이다. 그 앙금이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가 어떤 사람을 볼 때 그가 어떤 일로 기뻐하고, 정치적으로 또는 도덕적으로 무슨 말을 하느냐 보다 그가 어떤 일로 화를 내느냐가 그를 더 잘 알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결혼 2년 차에 변기 커버를 꼭 내리는 훈련을 통과했다. 10년 차 즈음 앉아 싸기를 시작했다. 17년 차인 요즘은 변기 뚜껑 덮는 훈련을 받는 중이다.


그렇게 돌아오는데 문득 제리 사인펠트의 말이 떠올랐다. 그는 길거리 노숙자 둘이 이야기하는 걸 보고 이렇게 농담을 했었다.

 

틀림없이 저 노숙자 중 한 쪽이 다른 한 쪽에게 충고하고 있을 거야


 

읽고 나서

 

책을 다 읽고 햇살이 따스하게 쏟아지는 창가에 서서 나도 언젠가는 저 공허한 하늘에 묵묵히 떠있는 섬이 되겠구나하며 이런 저런 망상에 빠지던 찰나, 아래를 내려다보니 발바닥이 지면에서 둥실하고 살짝 떠오르는 것 같았다.

 

젠장, 벌써 시작된 건가나 아직은 30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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