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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마음을 삽니다

by 버닝 아이스 🔥 2022.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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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음을 삽니다

저자/출판사

장양숙 / PAZIT(파지트)


줄거리 및 요약

<마음을 삽니다>
장양숙

미처 모든 걸 기억할 수 있을 나이가 되기도 전에 양숙씨는 교통사고로 한 쪽 다리를 잃었다. 휴가 복귀를 하던 외삼촌 배웅 길에 따라 나섰다가 생긴 사고였다. 그녀가 마주한 세상이라는 벽은 그녀가 자랄수록 그보다 더 빠르게 점점 높아지고 단단해졌다.

그녀가 극복해야할 것은 단순히 신체적인 불편함만이 아니었다. 타인의 동정 어린 시선들, 이미 그들의 입맛대로 재단을 끝마친 인식, 열악한 사회 제도적 기반, 약자에게 더욱 냉혹한 현실이 오히려 그녀에게 더 높은 허들이었다. 그런 환경은 자연스레 마음 속에 자격지심이라는 싹을 틔웠고, 크고 작은 장애물에 부딪힐 때마다 남보다 곱절 이상의 노력이 필요했다. 끝없이 앞을 가로막는 난관들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는 가족을 향한 책임감이었다. 때론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그녀에겐 그런 고민을 할 시간적 여유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오로지 지독한 끈기와 독기로 맡은 일에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으며, 늘 가족을 생각하며 마지막 힘을 쥐어짜냈다. 그런 그녀의 진실된 성실함과 간절함의 결과로 어느 조직에서든 업무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었으며, 늘 바라온 대로 가족을 지켜낼 수 있었다.

물론 그녀도 완벽할 순 없었다.
가족을 위해 항상 돈을 좇아야만 했고, 남들 눈에 지독하리만치 워커홀릭이어야만 했다. 그러다 보니 넓은 시야를 갖출 마음적인 여유가 없었고, 그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게 되는 일도 있었다.

남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부분이 정말 많지만 책의 어떤 부분에서는 여전히 심리적으로 불안정해 보이기도 했다.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주변 사람을 배려할 수 없었던 것 같다. 남편에게, 시어머니에게, 친정 부모님에게, 과거 함께 일했던 동료에게, 이미 세월이 다 지난 후에 후회하고 용서를 구하고자 하는 내용이 여러 차례 나온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뒤늦은 후회와 용서는 본인 마음의 짐을 덜어내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제와 ‘그때는 그 마음을 알지 못했다’고 후회한들 다 부질없는 짓이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이 또 들이닥치면 과거와 똑같이 행동할 수도 있다. 지금 당장부터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더 신경을 쓰고 선향 영향력을 끼치고자 노력하는 것이 차라리 현실적이라고 느꼈다.

어릴 적 한 겨울 저수지에서 돌맹이로 얼음을 깨고 자살하려던 어머니, 잦은 부모님의 타툼, 아무리 세월이 과거를 미화시킨다 해도 그 때의 그 공포심과 불안한 심리가 그대로 뿌리내려 트라우마로 자리잡았을 것이다. 이것 역시 개인적으론 불쌍한 것과 별개로 부모로써 절대 해선 안될 부족한 행동으로만 받아들여졌다.

상대로 나온 남자들은 죄다 나이가 아주 많거나 아이가 있는 등 결혼 못 할 문제를 가진 남자들이었으니 나로서는 그들이 마음에 들 리가 없었다. ‘장애가 있지만 오히려 감내하고 받아주겠다’는, 기가찬 그들의 뉘앙스에 얼마나 큰 수치심을 느꼈는지 모른다.

사실 이 부분은 조심스레 반박하고 싶다. 책에서 나이가 많거나 아이가 있는 남자에 대해 저자는 ‘결혼 못 할 문제를 가진 남자’라고 단정지어버렸는데, 역지사지로 그들 입장에선 다리 한 쪽이 없는 게 결혼 못 할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아주 냉정한 말이지만 불쌍한 것과 별개로 저자나 상대방이나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고, 어찌 보면 배우자를 찾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여전히 저자의 마음 한 구석에는 아픔의 생채기가 다 없어지지 않았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나이가 들수록 상대방의 사정도 모르는 상태에서 섣불리 누군가를 내 잣대로 평가한다는 게 굉장히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고작 한 사람의 인생만 경험해 볼 뿐이고, 세상에는 상상도 못할 만큼 다양한 인생들이 존재하니 말이다.

부끄럽지만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어려움이 어느 정도인지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해 볼 시간을 가졌다. 혹시 본의 아니게 내가 실수했던 적은 있었나 과거를 되짚어보기도 했다. 장애인과 함께 생활을 할 기회가 있거나 혹은 이런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접해보지 않았다면, 단언컨대 일반인은 그들이 체감하는 인생 난이도를 감히 어림 짐작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책에 담긴 내용처럼 우리는 장애인의 이웃이고, 친구이면서도 그들의 아픔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기에, 공감하지 못하기에 그들에게 또 한번 상처를 입히는 잔인한 짓을 저지르기도 한다.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그들을 배려하는 행동인지 모르는데 어떻게 그들을 대할 수 있겠는가? 저자는 이제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작은 날개 짓을 시작했다.

당장 커다란 변화에 앞장설 수는 없을지 몰라도 이 책을 읽는 것이 그들, 바로 우리의 이웃, 우리의 친구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시작된 작은 관심이 모여 개인과 사회의 인식이 바뀌고 그리고 나면 사회적인 제도 마련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기억에 남는 책 속 문장들

어린아이지만 동정을 받는다는 게 얼마나 불쾌하고 서러웠는지 모른다. 제발 모른 척해 주기를, 그냥 지나쳐 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나를 아프게 한 모든 사람들은 나의 이웃이었고 친구였다. 하지만 나를 진정 아프게 한 것은 그들의 동정 섞인 배려였다. 그들은 모를 것이다. 장애인이 되어 보지 않고서는 죽어도 모를 것이다.


돌이켜 보면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인격적인 대우는 포기해야 했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차갑고 냉담했다. 정당한 대접을 해달라고 요구하면, 돌아오는 것은 동정이나 성가셔 하는 기색이었다.


남기고 가시기에 가장 가슴 아팠을 자식인 나. 때때로 세상이 어지럽고 힘에 겨워 넘어질 것 같을 때 모든 삶의 무게를 잠잠히 지고 가셨던 친정아버지를 생각한다. 이 땅의 모든 아버지를 생각한다.


어둠이 내리면 어둠 속에서 아침을 기다릴 것이고, 바람이 불면 바람도 잠잠히 안아 주려 해. 바람을 싫어하며 밀어내려고만 했던 지난날의 억지보다, 바람이 잦아들 때 까지 엄마를 내려놓는 자연법도 따라 보려 해.
세상이 혼탁하다고 말들 하지만 살아 보니 아름답더구나. 앞만 보고 달려온 삶이 누구에게라도 아픔을 줬다면 용서를 구하고 싶어. 처음으로 돌아가 시작하는 엄마의 삶이 움켜쥐는 것이 아니라 손 내밀어 주는 따스함이기를 응원해다오.


읽고 나서

우리는 고작 한 사람의 인생만 경험해 볼 뿐이고, 세상에는 상상도 못할 만큼 다양한 인생들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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