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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결혼은 모르겠고 내 집은 있습니다.

by 버닝 아이스 🔥 2022.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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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결혼은 모르겠고 내 집은 있습니다.

 

저자/출판사

김민정

 


 

방송작가이자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는 비혼 여성 김민정씨가 이 책의 저자이다.

원래 사람을 소개할 때 미혼/기혼/비혼 여부를 넣는 걸 싫어하지만 이 책 자체가 비혼 여성의 일상과 삶에 초점이 맞춰져있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비정규직 여성으로서 사회에서 겪었던 치욕스럽고 황당했던 경험들, 비혼 여성으로 오랜 독립 생활을 하며 겪었던 설움들을 통해 저자가 내린 결론은 '나만의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였다.

 

이 결론에 도달한 그녀는 집을 사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러나 집을 구하는 과정에서도 비정규직, 비혼 여성이라는 조건들은 사사건건 걸림돌이 되었다. 대출도 쉽지 않았고, 여자 혼자 집을 구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로 여러웠다. 고군분투 끝에 드디어 생애 처음으로 내 집마련을 하게된다. '화이코 패스'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온 집안을 하얀색 인테리어로 꾸몄고, 그동안 꿈꿔왔던 드레스룸도 완비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가족도 생겼다.

 

1인 2묘의 완벽한 조화 그리고 나만의 공간. 이제 모든 것이 순탄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진짜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 필요한건 나만의 공간뿐이 아니라는 걸 알게된다. 정말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나 자신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주인공은 세입자 생활을 할때부터 자가 마련을 한 이후에도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반복하지만 그 경험을 통해 늘 새로운 것을 느끼고 배우고 또 성장해 나간다. 훌륭한 비혼 여성으로서, 그리고 집사로써 말이다.

그녀는 한 걸음씩 차근차근 세상을 배우고, 그녀 자신에 대해서도 배워나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 이 사람은 삶을 대하는 자세가 굉장히 진지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는데, 아마도 비혼주의의 영향이 크다고 느껴졌다.

 

우리 주변에는 이미 결혼과 육아에 대한 자료, 책들이 시중에 정말 많이 나와있다. 그러나 비혼으로 잘 사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자료가 그다지 일반적이지도, 많지도 않다. 어쩌면 저자는 이 시대의 비혼주의자들과 함께 새롭게 레퍼런스를 만들어가는 과정 한 가운데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늘 다방면에서 새로운 도전 과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이를 대비하기 위해선 일상생활 전반에 있어서 그녀 스스로 더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는 것 같다.

 

저자의 내 집 마련 고군분투기와 앞으로의 삶 모두를 응원하지만 아쉬운 부분들도 많았다.

 

사실 이 책은 82년생 김지영 이후로 오랜만에 끝까지 완독한 페미니즘 소설이다.

그 사이에 페미니즘 소설을 읽었던 적은 몇 번 있었지만 전부 중간에 덮어버렸기 때문이다.

 

요새 어떤 아이템이던지 페미니즘 한 두방울 섞는게 콘크리트 지지층을 확보한다는건 잘 알겠다. 그런데 어떤 대목에서는 한 두방울 아니고 병 째 쏟아버리는 바람에 몰입도가 확 깨지기도 했다.

 

뭐랄까.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서 근황 얘기를 잘 들어주고 있었는데 아무리 오랜만에 만난 친구라지만 이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자기중심적으로만 현상을 해석해버리는 바람에 "야 자..잠깐만..그게 왜 그렇게 이어지는데?"라는 말이 계속 목구멍에서 맴도는 기분이랄까?

 

비정규직 비혼까지만 했어도 충분해 보이는 내용에서도 '비혼 여성'이라는 부분이 꼭 강조되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나 대출 정책에 있어서는 기혼과 비혼을 나눌뿐이지 미혼과 비혼을 나누진 않는다. 그리고 비혼 여성과 남성을 나누지도 않는다.

 

여성이 혼자 사는데 치안적인 부분에서는 더 두려움을 느낄수 있고, 제도적인 보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치만 경제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내집마련이란 비혼 남성,여성 구분없이 그냥 다 힘들다. (여기서 임금차별과 기울어진 운동장, 유리천장 등의 논리를 들고 온다면 .. )

 

특히 엄마가 위암을 선고받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장면이 있는데 이 부분이 정말 고비였다.

 

엄마의 위암 판정 이후, 아빠는 곧장 사표를 내고 엄마의 간병에 모든 시간을 쏟았다. 제대로 된 요리라곤 생전 해본 적도 없었던 아빠가 온갖 조리 도구와 재료르르 사들이고 암 환자용 식사를 만들겠다며 고군분투했다.

 

"민정아 그래도 결혼은 해야 하지 않겠나."

'집 있는 여자는 혼자 살아도 된다'라며 나를 지지했던 엄마였다. 그런데 아빠의 돌봄 없이는 살아갈 수 없게 되자, 앞으로 혼자 살아갈 내가 걱정됐는지 수시로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엄마가 걱정하지 않도록 빈말이라도 할만한테, 결혼 생각은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만큼 내 소신이 뚜렷했기 때문이 아니다. 나는 엄마가 결혼을 해서 암에 걸린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엄마가 결혼을 해서, 그러다 나를 낳아서, 나를 키우느라 온 갖 일을 해서, 그렇게 먹고사는 데만 신경써서, 그런 엄마를 내가 너무 미워해서, 가슴이 너무 아파 제대로 먹을 수가 없어서, 그래서 위암이 찾아온 게 아닐까, 그런 의심 속에서 "그래, 한번 해볼게"라고 대답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 부분을 읽고 나서 잠깐 멍해졌다가 다시 한번 이 부분을 읽었다.

그 다음 내용으로 쉽게 넘어가지질 않아서 책을 덮을까 고민하다가 이런 부분들은 자체 필터링하기로 하고 그 외적인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였다.

 

 

 

기억에 남는 책 속 문장들

내가 이만큼 변할 수 있었떤 것은 단언컨대 책의 영향이 아주 크다. 어떤 책은 내가 지금 왜 이렇게 아픈 것인지 알려 주었고. 어떤 책은 아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고민하게 했다. 때로는 따뜻한 위로가 되오 주기도 했다. 시의적절한 책은 약보다 신통하다. 아픈 이들에게 딱 맞는 책을 처방해 주는 약국이 있다면 좋겠다.

 

"아침에 열 쪽, 정오에 열 쪽, 그리고 자기 전에 스무 쪽 읽으세요." 남자가 고개를 위아래로 크게 끄덕이더니 겨드랑이에 책을 끼우고는 사라졌다.  <책을 처방해드립니다> 카를로 프라베티

 


 

읽고 나서

페미니즘도 존중하려고 하는데, 어떤 부분에서는 솔직히 항마력이 좀 딸리는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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