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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9평 반의 우주

by 버닝 아이스 🔥 2020.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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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평 반의 우주

 

저자

김슬

 

"기숙사와 사택을 전전하다 상경한 지 7년 만에 자기만의 공간을 마련하게 된 자취 4년 차. 첫눈에 반한 집을 덜컥 계약했다가 웃풍과 곰팡이라는 '환장의 코라보'를 경험하고 독립은 실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단' 4와 '짠' 6의 비율로 혼자 잘 사는 법을 터득 중인 초보 독립생활자의 이야기를 <대학내일>과 <브런치>를 통해 연재해 독립을 꿈꾸거나 이미 독립해 살고 있는 20~30대로부터 많은 공감을 얻었다."

 

기억에 남는 글귀

"아주 혼수를 장만하셨네!" 어머니의 한마디. 나 역시 오랫동안 혼자의 삶을 임시 벙커처럼 여겼다. "혼자 쓰는데 굳이?", "혼자 쓰기엔 괜찮지." 같은 말을 달고 살았다. 언제 결혼할지도 모르는데 좋은 물건, 진짜 갖고 싶은 물건은 그때 가져도 늦지 않다고. 그때까지만 내 삶의 질은 조금 미뤄두자고 말이다. 이제는 '언제 결혼할지도 모르는데'에서 '결혼'이 아니라 '모르는데'에 방점을 찍게 되었다. 언제 올지 모르는 인생의 2막을 위해 지금을 '적당히'와 '가성비'에 매몰시키고 싶지 않다.

 

요약 및 줄거리

이 책은 1인 가구라면 한 번쯤 겪게 되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부터 저자 특유의 시선으로 포착해낸 의미 있는 일상사를 담백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담아냈다.

 

멀리서 보면 하찮고 가까이서 보면 짠내 나도 나는 내 우주가 퍽 마음에 들어요.

 

다음날, 퇴근을 하고 돌아와 화장실 문을 열었다가 깜짝 놀랐다. 변기에 눈부신 레몬색 커버가 씌워져 있었다. 변기에 앉을 때마다 너무 차가워 깜짝 놀란다는 말이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두 분이 머리를 맞대고 "얘가 그나마 뭘 사야 마음에 들어 할까?" 고민하는 모습이 상상돼서일까. 그 샛노란 변기 커버만은 왠지 미워 보이지가 않았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망한 연애에도 배울 점이 있다는 사실이다. 연애를 할수록 좀 더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눈이 생기는 것처럼 집을 보는 안목도 경험을 통해 성장하니까. 특히 치가 떨리게 싫었던 점만은 피해가려고 필사의 노력을 다하게 된다. 인간은 이렇게 학습의 동물이다. 그러니 이번 선택이 망했다고 좌절하지 말라. 우리에겐 언제나 다음이 있다.

 

대학교 신입생 대 부모님이 부담스러울까 봐 노트북 대신 저렴한 넷북을 샀다가 내내 후회한 적이 있다. "부담은 잠깐이지만 불편은 그 물건을 쓰는 내내 계속 되는 거야." 그 말이 오래도록 남아 물건을 살 때 기준점 중 하나가 되었다.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물건을 구입하거나, 그것을 도저히 살 수 없다면 소비를 다음으로 미루는 게 맞다. 여기서 포인트는 최고가 아니라 최선이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선 안에서 가장 좋은 물건을 사는 것.

 

불안감 없이 오랜 시간 살 수 있는 집, 지금보다 넓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고 싶다는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따. 하지만 정책이 향하는 곳은 한정적이고, 그것은 가끔 국가가원하는 방향으로 살라는 압박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청약 당첨 확률을 높이고 싶으면 신혼부부가 되라는 식으로 말이다. 친구네 방 세 개짜리 아파트에 앉아 상대적 박탈감과 동시에 결혼 욕구를 느끼는 나는, 나의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이 거짓인 걸 안다. 그 순간 내가 원하는 건 배우자가 아니라 전략적 경제 공동체니까. 동시에 궁금해진다. 주거 안정성을 얻는 가장 쉬운 방법이 결혼인 나라가 과연 건강한지에 대해.

 

-책 속 인용된 문구들-

인간은 물건이든 사람이든 많은 곳에 의존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따라서 의존할 곳을 늘리되 그 하나하나에 대해서 의존도를 낮추면 아무것에도 의존하지 않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바로 이 상태가 자립이다. <나는 미니멀리스트, 이기주의자입니다.>

 

아름다운 세계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멋대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 세계는 사실이 어떻든 억지로 만들어내야 하며,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영혼을 소중히 소중히 가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 좋아 저것 싫어>

 

이해할 수 있어서 사랑하는 건 아니다. 사랑해서 어떻게든 이해하고 싶어지나 그마저도 늘 실패할 뿐.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


초보 자취러에서 독립 4년 차가 되기까지, 물리적 독립뿐 아니라 정신적 독립을 거치면서 취향은 분명해지고 현실을 바라보는 시야는 더 넓어졌다. 녹록지 않은 어른의 길에서, 취향과 욕망 사이에서 단단히 중심을 잡아가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는 독립을 꿈꾸거나 현재 자기만의 우주를 만들어가고 있는 동시대 모든 ‘혼자’에게 따뜻한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읽고 나서

이제 막 사회초년생의 허물을 탈피하고 있는 자취러(자취하는 사람)의 일상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10년 전 원룸에서 처음 독립생활을 시작했던 기억이 아지랑이처럼 스물 스물 피어나 흐뭇한 표정으로 연신 고개를 끄덕거리며 읽게 되었다..

 

부모님 잔소리로부터의 도망도 물론 좋았지만 그 어떤 것으로부터 단 1g의 간섭도 나에게 닿을수 없는 온전한 나만의 공간이 생긴다는 그 해방감으로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독립 초기엔 대게 그런 생각을 하는것 같다.)

동시에 TV에서 봐어던 깔끔한 모던 스타일, 뭔가 있어보이는 지중해 풍 인테리어의 원룸들을 머릿속에 그리며 장밋빛 미래에 대한 상상으로 그 당시 나의 행복 수치는 허용치를 초과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얼마간 '모든 감정엔 유효기간이 존재한다는 진리'을 망각한 채 살았던 것 같다.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사서 집을 채워가는 동안 그저 행복했다.

그러나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듯 그 행복감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그 색이 옅어지다가 어느새 별 감흥 없는 일상 속으로 스며 없어져버렸다.

 

들끓었던 환상 덕분에 마주한 현실은 더욱 차갑게 느껴졌다.

관리비, 인터넷/TV 수신료, 통신비, 생필품 구매비용 등등 고정 지출의 위엄을 체감했고, 빨래를 했다고해서 옷에서 무조건 향기만 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생각보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는 사실, 생각보다 화장실 물때가 빨리 생긴다는 사실, 너무나 자주 분리수거를 해야한다는 사실, 집 관리에 있어 환기 시키는 것이 정말 중요한 임무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독립 생활의 기초지식 조차 없던 그 시절의 나와 노후한 원룸은 말 그대로 환장의 콜라보였다.

 

그럼에도 현재의 내가 그 시간들을 감사하게 느끼는 이유는 그 모든 경험들이 내 삶에 자양분이 되었고, 분명히 나를 그 이전보다 한단계 성장시켰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경제적 독립뿐 아니라 정신적 독립이 필요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 시기가 정신적으로 성숙해질 수 있는 인생의 큰 터닝포인트 중 하나의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그 이유는 어른의 세계에 한 발 들여놓은 뒤 이제 막 정신을 잡고 주변을 둘러볼 수 있게 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독립 전까지는 아무런 대가없이 주어진 성인이라는 타이틀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는 것 같다.

 

독립이란 그 동안 나의 보호막이 되어주던 부모님의 차양을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비가 내리든, 눈이 오든, 태양이 내리쬐든 자기 나름대로 견디거나 혹은 피하거나 하는 요령을 체득하는 단계이다.

 

이 과정에서 그간의 부모님의 노고를 체감하는 경험을 하게 되며, 현실이 왜 냉혹하다고 얘기들을 하는지 본격적으로 느껴보게 된다. 또한 취침과 기상부터 모든 생활 리듬의 통제권이 본인에게 주어지니 그 자유에 대한 책임 역시 본인의 몫이 된다.

 

'그 사람의 공간은 그 사람을 닮는다.'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 사람의 공간에 들어가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대략 짐작이 가능하다는 말의 의미를 말이다.

 

요즘 니트족, 캥거루족이 점점 늘어난다는 기사를 자주 접했다.

그 친구들의 노오력 부족에 손가락질 하기 전에 그런 선택으로 자꾸만 내몰리는 현재 사회의 현실을 먼저 살펴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신생아가 집에서 보호받는 것은 100일 정도까지가 적당하다.

그 이후엔 다양한 오감의 자극들을 경험하는 것이 그 아이의 정신적 육체적 성장과 발육에 중요한 것이다.

 

언젠가 모든 사람들이 내일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안고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도해본다.

 

가끔 참 무책임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나도 오늘의 끝맺음은 '화이팅 하시라.'라는 말 밖에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조금 안타깝다.

 

이 책을 선물하고 싶은 사람

당신만의 우주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겨 볼 시간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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