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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B급 며느리

by 버닝 아이스 🔥 2020.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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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B급 며느리

 

지은이

선호빈


한 줄 남기기

총각의 삶이 2차 방정식이었다면, 유부남의 삶은 미적분의 세계다.

 

요약 줄거리

 

영화로도 출시되었던 이 책은
영화 감독이자 이 책의 저자 선호빈 본인의 논픽션 스토리이다.

선호빈의 아내 김진영과 선호빈의 어머니 사이에 일어나는 고부갈등,

그리고 그 사이에서 방황하는 남편이자 아들 선호빈이 있다.

 

원래 다 그런거야 라며 고부간의 수직적 관계를 당연시하는 어머니
‘각각의 인격체로써 상호존중’ 해야 하며 시댁에 가면 며느리도 손님이다라는 아내

 

 

이 둘은 사고방식의 기준 자체가 서로 다르기에 매사에 부딪힐 일이 많다.

해준이(이 부부의 아들)의 육아방식, 집안 제사, 반려동물 등등 여러 상황에서 첨예하게 대립한다.

 

 이 두 사람 사이에서 선호빈은 중심을 잡지 못하며 본인 역시 힘들어 한다.


‘아내 앞에서는 아내편, 어머니 앞에서는 어머니편을 들어라’ 라는
총각시절 막연히 들어왔던 고부갈등 해결법은
실제로 마주한 치열한 현실 앞에선 그닥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본래 고부갈등이라는 것이 싸움의 시작점을 찾기도 힘들 뿐더러 서로의 생각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

풀어보려고 하면 할수록 점점 실타래가 뒤엉키듯 상황은 더 악화되기 쉽상이다.

책이 끝나는 시점까지 선호빈의 개입은 없다.

독자입장에서 약간은 무능하고 무기력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남편이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단지 두 사람이 계속 부딪혀가며 그들만의 타협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옆에서 묵묵히 지켜볼 뿐이다.

책의 끝에 이르러

이제는 시댁에 가게 된 진영씨이지만, 

이는 결코 며느리의 패배나 굴복을 의미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가정의 분위기는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으나

이는 서로간에 마찰을 피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다.

여전히 서로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고 있으되

조금이나마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약간의 타협점만을 찾았을 뿐이다.

 

책 끝부분에 선호빈은 여전히 고부갈등에 대해 “1도 이해하지 못했다.” 라고 이야기한다.

끝없이 이어져왔던 이 문제가 쉽사리 풀릴리 만무하다.

 

 

 

읽고 나서

 

새내기 유부남인 나로서는 구구절절 공감되는 내용이 많았다.

우리 주변 대부분의 가정에서 일어나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감추고 싶은 불편한 일상의 맨 얼굴이었다.

 

 

각자의 사정

나 역시 결혼 전 나와는 무관한 얘기라고 생각했었다.

그렇기에 남편, 아들로서 중간자의 역할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예상치 못한 포인트에서 갈등이 생겼고

양쪽 모두의 입장이 이해도 되고 때론 양쪽 모두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공감과 함께 많은 위로도 받았다.

흔한 일상이라는 사실의 재확인과 더불어

'다들 그렇게 사는구나' 싶은 심적 위안이 되었다.

선호빈의 가정은 지독히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지만

이제 어느정도의 접점을 찾아가는 것 같고

결과적으로 지금 그 가정이 나름의 룰을 갖고 별탈없이(?) 유지되고 있으니 말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아내쪽에 서는 편인데,

그 이유는 나 역시 논리가 배제된 무조건적인 상하관계에 대해서는

못견디는 타입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선호빈과 다를바 없이 가끔은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데는

무엇보다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게 개인적으로 내린 나의 결론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경험한 바로는 싸워 이기는 방식을 통해서는

상대방의 생각을 바꿀수 없다.

잠시 잠깐 바꾸는 시늉은 할 수 있겠으나

상대방은 여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불만만 속으로 키워갈지 모른다.

 

그저 내가 먼저 이해해주려고 노력하고 상대방을 기다려주는 것이 유일한 방법인 것 같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내 역량을 벗어난 일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결혼은 현실이라고 말했던가.

결혼을 하고 나서

총각시절 때 '그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 라는 생각을 잠시나마 가졌던 것에 대한 반성과 함께

왜 '결혼을 해봐야 진짜 어른이 된다' 라고들 했었는지 어렴풋이나마 이해가 가게 되었다.

(나는 절대 꼭 결혼을 해야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다만 할꺼라면 더 많은 대화를 나눠보고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여 결정하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나에게 이 책은 마치

퇴근 후 집 근처 작은 호프집에 마주앉아

맥주를 홀짝거리며 듣는 직장 선배의 넋두리처럼 느껴졌다.

 

지금의 나라면 이 선배에게 이렇게 이야기 할 것 같다.

 

직접적으로 나서서 솔루션을 제공하려고 하기 보다는

그저 옆에서 잘 들어주고 덜 힘들게 느끼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만 찾아서 하는게 어떨까요??

나머지는 시간 에게 맡기고

 

 

최근 어디선가 보고선 와닿았던 문장을 끝으로 마친다.

‘사랑만 가지고 결혼하기 힘들 듯 미움만 가지고 갈라서기도 힘들다. ’

 

책을 선물하고 싶은 사람

 

결혼을 고민하고 있는 미래의 며느리들과

한 때는 누군가의 며느리였던 지금의 시어머니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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