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도 어김없이
구정 명절 연휴가 다가왔다.
(시간 참 빠르다.)
꿀 같은 4일간의 연휴인데
주위를 둘러보면
마냥 즐기지만은 못하는 분위기다.
그 이유는
출근을 안 해서 좋기는 한데..
오히려 스트레스받을 일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이 스트레스의 원인은 아래와 같이 몇 가지가 있다.
숨까지 덩달아 꽉 막히는 귀성길 정체,
명절 음식 준비(무한 전 부치기) 및 시월드 분위기,
부모님 용돈 및 조카 세뱃돈
등등으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부담감.
나는 그중에서도
친척들의 지나친 관심(?)을
스트레스의 주범이라고 생각한다.
“ 오지랖의 대향연 ”
대학교 어디 갈 거니?
성적은 잘 나오니?
번듯한 직장 들어가서
부모님 용돈도 드리고 해 드려야지?
만나는 친구는 있니?
나이도 있는데 이제 얼른 결혼해야지?
다른 집들은 벌써 손자, 손녀 안겨준다는데?
고장 난 녹음기처럼
매해 반복되는 단골 질문들.
지금은 해당 사항도 없는 과거와,
얼굴도 모르는 먼 친척 조카 아무개와의 비교.
정말 꼰대질의 대환장파 티라고 할 수 있다.
단지 가족 어른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죄의식 없이 자행되는
선을 넘는 언행들.
대다수의 가정에서 이와 같은
무신경한 언어폭력이 행해지고 있다.
질문을 받는 입장에서
더욱 짜증이 나는 이유는
‘ 그 친척들이 진심으로 궁금해서 물어보는가? ’이다.
1년 내내 별다른 연락도 없다가
명절이라고 얼굴 보니까
뭐 딱히 할 말도 없고, 어른 역할은 해야겠고
준비한 이야기는 없고, 그러다 보니 나오는 게
토씨 하나 변하지 않는
단골 멘트인 것이다.
“언제부터 그렇게 관심이 있으셨다고”
마찬가지로
꼰대가 되어가는 입장에서
나의 개인적인 의견은
어른들이
젊은 친구들에게
‘ 노오력 ’을 이야기하려거든
적어도 먼저 ‘ 노오력 ’하는
본보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친척 어른으로써
그렇게 조카의 안부를 묻고 싶고
걱정되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으면
적어도 질문을 다양화시키는
성의라도 좀 보여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솔직히 말해서
적어도 그 정도 노오력한 티는 나야
‘ 대화 ’ 라는 것을 해 볼 마음이
그나마 눈곱만큼이라도 들지 않겠냐는 말이다.
이미
본인들은 1년 내내 그러한 문제로
고민하고 스트레스받고
있었을 수 있다.
그리고 그건 어쨌든 본인들이
선택하고 책임질 문제다.
그러니
고민과 걱정은 본인들을 믿고 맡겨두고
질문형 대화방식이 아닌
응원형, 덕담형 대화방식의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좋겠다.
진정 관심이 있다면
작년 한 해 동안
그 친구가 성취한 것들이나 노력했던 것들에 대해 알 것이고,
그것들에 대해
칭찬해주고 더 응원해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리고 걱정되는 마음이 정말 커서
꼭 조언을 해주고 싶다면
잔소리가 아닌
두둑한 용돈으로
실질적 지원을 해주시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을 열어라. ”
단 한 명의 소외되는 사람 없이
가족 모두가 행복한 명절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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